저번주 손님이 왔었다. 나보다 오개월 늦게 태어나 동생이라 불리우며 어린시절 함께 자란 사촌동생이 오스틴에서부터 친히 나를 방문하러 뢀리까지 왔다. 귀여운 대학생 친구와 함께. 구석구석 집 안 청소도 하고, 장도 보고, 안전히 도착하기를 기도하며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그들에게 뢀리는 어떤 도시일까. 마땅히 소개해줄만한 거창한 곳은 없지만 미국 동부지역 도시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와 봄소식을 알리는 꽃과 나무는 그들을 즐겁게 해주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빠듯한 스케쥴로 우리는 2박3일을 알차게 보냈다.
주말 동안에는 아틀란타에 있었다. 미 동남부지역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하나님-사람 생활에 관한 메시지를 들었다. 참 건강한 말씀이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로 생활하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깊이 새겼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월요일. 어김없이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블라인드를 열어 젖혀 햇빛을 집 안에 드리웠다. 봄이 와서 그런지, 몸과 마음과 영(spirit)이 가벼워져서 그런지, 오늘은 침대 시트를 세탁하기로 마음 먹었다. 세탁이라 해봐야 세탁기를 돌리는 것 뿐이지만, 상상 속에서 만큼은 비누거품물이 가득 담긴 큰 대야에서 발길질을 해대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이다. 깨끗해진 커버를 의자 위에 걸쳐 놓으니 기분까지 상쾌해진다.
"3/23 월" 로 시작하는 하루 일과에 새삼스레 놀랬다. 벌써 삼월이 지나가고 있구나. 결혼하고 나니 시간이 광속으로 지나간다. 허니문 기간이라 더 그럴까. 하루 하루가 꿈같이 지나간다. "시간아 잠시 동안만 멈춰줄래 너는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아 조금만 아주 조금만 천천히 천천히 가주겠니" 이진아의 노래가 아주 많이 와 닿는 요즘이다.
지난주 기향이와 소정이가 북적북적 쉬고 갔던 오피스룸이 오늘따라 더 외로워 보인다. 사람 공기로 가끔씩 채워져야 할텐데.
자주 자주 찾아와 주기를.
No comments :
Post a Comment